K-패션의 확장, 도쿄와 명동을 잇는 새로운 문화 마케팅 전략

 K-패션 브랜드들의 글로벌 진출 방식이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상품을 수출하는 수준을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과 문화를 함께 전달하는 입체적인 콘텐츠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팝업스토어를 중심으로 한 공간 마케팅과 디지털 플랫폼 연계는 브랜드 인지도 확산과 바이어 유입, 그리고 소비자 접점 확대를 동시에 노린 전방위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일본 도쿄의 하이엔드 편집숍 RESTIR에서 선보인 ORR의 단독 팝업스토어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기존의 도쿄·오사카 백화점 중심의 단기 팝업에서 벗어나, 현지 패션 감도 높은 소비자층이 방문하는 프리미엄 공간에서의 전개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성공했다. 동시에 QR코드를 통한 디지털 카탈로그 연동으로 일본 바이어들이 브랜드의 룩북, 캠페인 영상, 상품 정보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이는 현장에서의 감각적 체험과 디지털 기반의 실질적 거래 유도를 결합한 이중 구조 전략이다.


한편, 국내에서는 롯데백화점이 ‘롯데타운 명동 아트 페스타’를 통해 오프라인 공간을 대형 예술 축제로 탈바꿈시키며 문화 마케팅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닌, 명동 한복판을 예술 콘텐츠가 살아 숨쉬는 문화 공간으로 전환시킨 이 시도는 기존 백화점의 정체성을 확장하는 실험이기도 하다. 을지로입구역부터 롯데호텔 서울, 백화점 본점에 이르는 일대를 아트워크, 라이브 퍼포먼스, 아트 굿즈 팝업과 같은 체험형 콘텐츠로 채운 것은 단순히 ‘볼거리’를 넘어 ‘브랜드 경험’을 설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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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전략적 흐름 속에서 주목할 점은, 공간과 디지털을 결합한 브랜드 경험 설계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ORR의 도쿄 팝업처럼 디지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한 구매 전환 시스템은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변화한 글로벌 B2B 흐름에 부합하며, 롯데의 사례처럼 체험 중심의 오프라인 콘텐츠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리테일 트렌드에 적확하게 대응하고 있다.


특히 K-패션 브랜드들이 해외에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서는 단순히 ‘한국산’이라는 타이틀만으로는 부족하다. 브랜드가 담고 있는 메시지와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시각적 매력과 디지털 접근성까지 종합적으로 구성된 ‘스토리텔링+서비스’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ORR와 바잉스퀘어, 롯데백화점의 사례는 공간과 콘텐츠, 그리고 플랫폼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대표적인 성공 모델로 볼 수 있다.


결국 K-패션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제품력 이상의 전략이 필요하다. 현지 문화와 연결되는 브랜딩, 디지털을 통한 정보 접근성, 그리고 오프라인에서의 체험 중심 콘텐츠까지, 이제는 ‘팔리는 옷’이 아닌 ‘경험하는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ORR의 도쿄 진출과 명동의 예술 실험은 그 출발선이자, K-패션의 다음 챕터를 여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본격화한 지금, 과연 다음은 어떤 브랜드가 어떤 방식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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