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언더웨어의 글로벌 질주, 물류와 감성 전략이 이끄는 마른파이브의 확장 해법
K-패션의 세분화된 영역 가운데 ‘언더웨어’ 분야가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기능성과 트렌드를 겸비한 마른파이브(MARN FIVE)는 단순한 속옷 브랜드를 넘어 글로벌 유통망과 디지털 전략을 아우르는 선도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2024년 연매출 260억 원을 돌파하며 누적 800억 원을 기록한 마른파이브는, 단순 판매량이 아닌 ‘브랜드 경험’을 중심으로 시장을 설계해 왔다. 신세계면세점과의 제휴를 통해 오프라인 고객 접점을 확대한 것도 이 연장선이다. “나다움(Plus Yourself)”이라는 브랜드 철학은 소비자 스스로가 자기 몸을 존중하고,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선택을 하도록 유도한다. 단순히 편한 언더웨어가 아닌, ‘자기 표현 수단’으로 언더웨어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 반영된 셈이다.
이러한 마른파이브의 브랜드 철학은 제품 구성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대표 제품군인 ‘쉬어(Sheer)’ 라인은 땀 배출, 압박 완화, 무봉제 기술 등 고기능성 요소를 탑재해 착용감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활동성 높은 고객을 겨냥한 브라탑, 골프 스타킹, 암 슬리브 등의 아이템은 실내외를 가리지 않는 사용성을 제공하며 시장의 니즈를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단지 제품력만으로는 현재의 성과를 설명하기 어렵다. 마른파이브의 비약적인 성장은 철저한 물류 전략과도 무관하지 않다. 브랜드 공식몰에서만 연매출 100억 원 이상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품고(Poomgo)’와 같은 첨단 풀필먼트 시스템의 안정적 운영이 자리 잡고 있다.
두핸즈가 운영하는 품고는 최근 대교관세사무소와의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수출 대응력을 한층 강화했다. 특히 일본을 대상으로 한 ‘5일 이내 도착 보장’ 서비스는 역직구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차별점이다. 단기간 배송은 해외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고, 반복 구매 전환율을 크게 끌어올리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관세, 수출입 신고, 보세 운송 등 복잡한 절차를 자동화하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보한 것은 단순한 물류 효율화 그 이상이다. 마른파이브 같은 브랜드가 디지털 판매 채널을 통해 글로벌 소비자와 원활하게 연결되는 데 결정적인 인프라로 작용한다.
이는 K-패션 브랜드가 ‘글로벌 확장’이라는 목표를 단순히 홍보나 현지화 마케팅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통관, 환급, 리스크 관리 등 이른바 백엔드 로직까지 포함한 전방위적 대응 체계가 뒷받침될 때야말로 안정적인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
결국 마른파이브의 사례는 ‘브랜드 경험 + 물류 혁신’이라는 이중 전략이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중소 패션 브랜드도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그것을 어떻게 전달하고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까지 고민해야 하는 시대다.
K-언더웨어가 단순한 의류의 하위 개념이 아닌, 하나의 독립적 문화 콘텐츠로 성장할 가능성은 여기에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마른파이브 같은 브랜드의 전략적 사고가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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