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원정대의 빈틈을 채우는 자
완벽한 전투력, 탁월한 지능, 천부적인 감각을 모두 갖춘 먼치킨 캐릭터가 각광받는 시대다. 하지만 모든 퍼즐에는 빈틈이 있고, 모든 원정대엔 그런 빈틈을 메워줄 ‘불완전한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바로 이 캐릭터가 그런 역할을 맡는다. 순간이동 장치? 완성되지 않았다. 검술 실력? 아직 완성형은 아니다. 그러나 이 캐릭터의 존재 이유는 그 미완성에서 비롯된다.
이번에 원정대에 합류한 또 다른 주인공은 '엘렌 로스'다. 그녀는 완벽과는 거리가 먼, 하지만 누구보다 강한 생존력을 지닌 인물이다. 병약하게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병원에서 보낸 그녀는, 단 하루도 약 없이 지낸 적이 없었다. 친구들과 달리 놀이터보다 병원 침대가 익숙했고, 운동 대신 처방전을 외우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러나 한계를 알게 된 순간부터 그녀는 바뀌었다. 몸이 허약하다면 머리를 쓰자. 힘이 약하다면 도구를 만들자. 그렇게 그녀는 과학을 향한 집착을 품었고, 수십 년 후 그 결과물이 바로 '생체 연동 기반의 보조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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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렌이 만든 장치는 기존 무기를 보완해주는 형태다. 착용자와 뇌파를 연결해 반응속도를 높여주는 이 장치는 특히 검술가들과 궁수들에게 각광받는다. 손을 쓰지 않고도 칼이 반응하고, 의지만으로도 활이 당겨진다. 마치 자신의 몸 일부가 된 듯한 이 감각은 전투의 판세를 바꾸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기술이 아직 불완전하다는 점이다. 간헐적인 오작동이 발생하고, 장시간 착용 시 신경계에 부하가 누적된다. 게다가 장치 자체가 엘렌의 생체 데이터 기반으로 설계돼 있어, 본인이 직접 사용하지 않으면 효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는 치명적인 단점도 존재한다. 하지만 엘렌은 굴하지 않는다. “불완전하다고 해서 쓸모없진 않아. 우리는 지금 당장 완벽한 장치를 원하는 게 아니라, 끝까지 살아남을 수단이 필요하잖아.”
그녀는 언제나 그런 식이다. 허약한 몸으로 연구소를 들락거리고, 무거운 배터리를 등에 짊어진 채 전장을 누비는 것조차 마다하지 않는다. "완성형이 될 시간은 없어. 누군가는 지금 당장 싸워야 하니까." 이 말은 원정대의 누군가가 무너질 때마다, 가장 먼저 손을 뻗는 이유가 된다.
엘렌의 장치는 지금도 버그 투성이다. 하지만 그 장치 덕분에 수많은 동료가 목숨을 건졌고, 그녀 덕에 원정대는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모두가 '준비된 영웅'을 기다릴 때, 엘렌은 '준비되지 않았지만 지금 필요한 사람'으로서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33세. 이 원정대에서 이 숫자는 단순한 나이가 아니다. 죽음을 향한 카운트다운이자, 살아있음을 증명할 마지막 기회다. 그런 의미에서 엘렌은 숫자에 지배되지 않는 존재다. 자신의 끝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누군가의 시작을 만들어주는 사람. 강하지 않지만 결코 무너지지 않는 사람.
그녀가 원정대에 남아 있는 이유는 단 하나다. “이 기술이 누군가에게 의미 있다면, 그걸로 됐어.”
누군가는 불완전한 순간이동 장치를, 누군가는 아직 검을 제대로 쥐지도 못한 시라노를 탓할지 모른다. 그러나 원정대는 알고 있다. 완벽한 한 명보다, 불완전해도 서로를 보완해주는 동료들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진짜 영웅이란, 완성된 능력이 아니라 꺾이지 않는 의지에서 나온다. 엘렌이 그렇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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