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미래를 준비하는 체질 개선 – 신뢰 기반 경영 강화 나선 금융사들
국내 금융업계가 변하고 있다. 단순한 외형 성장이 아닌, 내실을 다지는 체질 개선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영 환경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내부통제 강화, 지배구조 개선, 재무건전성 확보, 신규 사업 확장 등 다각적인 전략을 통해 책임경영과 선제적 리스크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한 금융지주사가 내부통제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지배구조에 대한 주주 중심의 개편을 단행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단순히 규제를 피하기 위한 대응이 아니라, 고객의 신뢰를 지키고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투명한 경영체계를 확립하려는 근본적 변화다.
이러한 움직임은 감독당국의 평가 대응 차원을 넘어, 스스로 리스크를 식별하고 관리할 수 있는 독립적 통제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기존의 준법지원 조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소비자보호 전담 조직과 계열사 점검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관련 시스템도 전면 재정비한다. 이를 통해 단기적인 문제 해결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사고 예방 능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투명성’이 핵심 키워드다. 그룹 회장의 인사권 독점 구조를 해소하고, 장기 재임에 대한 제도적 검증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독립성과 균형을 추구하는 모습이다. 이는 주주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외부의 감시와 평가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선언으로도 해석된다.
재무 안정성 확보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국제기준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으로, 자산 매각과 자본관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비핵심 자산을 과감히 정리해 자본 여력을 확보하고,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 있는 재무 체질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 모델을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도 주력한다. 최근 일부 금융지주들은 보험사를 계열사로 편입해 헬스케어, 요양 등 비은행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니라, 기존 은행 인프라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같은 변화는 단기간에 끝날 프로젝트가 아니다. 철저한 내부 개혁과 리스크 관리 체계의 정착, 그리고 고객 중심의 비즈니스 구조로의 전환은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체질 개선은 결국 금융기관이 신뢰받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앞으로의 금융은 단순한 자금 중개 역할을 넘어, 사회적 책임과 공공성을 함께 짊어지는 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라도 현재와 같은 자발적인 내부 개혁과 체계적인 통제 인프라 구축은 결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다.
금융의 본질은 신뢰다. 그 신뢰를 지키기 위한 준비가 지금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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