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눈 건강의 복병, ‘알레르기 결막염’ 바로 알기
따스한 햇살과 함께 봄이 찾아오면 많은 사람들이 야외 활동을 즐기지만, 알레르기 질환을 앓는 이들에게는 힘겨운 계절이기도 하다. 특히 눈은 외부 자극에 민감한 기관인 만큼, 봄철 꽃가루와 미세먼지, 황사로 인해 각종 안질환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질환이 ‘알레르기 결막염’이다. 이 질환은 눈의 결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주로 가려움증과 충혈, 눈물흘림 등을 동반한다. 자칫 방치할 경우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어 조기 대응이 중요하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크게 계절성(SEASONAL)과 연중성(PERENNIAL)으로 나뉜다.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은 봄, 가을처럼 특정 계절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반면, 연중성은 집먼지진드기나 반려동물의 털, 곰팡이 등 실내 항원에 의해 사시사철 증상이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특히 봄철에는 꽃가루와 황사가 동시에 기승을 부리며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 환자가 급증하는 시기다.
가장 흔한 증상은 가려움증이다. 가볍게 시작되는 눈 가려움이 시간이 지날수록 눈꺼풀까지 붓고 충혈이 심해지는 경우도 많다. 그 외에도 눈에 이물감이 느껴지고, 눈물이 과도하게 나거나 실처럼 끈적이는 분비물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심한 경우에는 눈을 제대로 뜨기 어려울 정도로 불편함을 초래한다. 이런 증상은 단순 피로나 감기와 혼동되기 쉽지만, 반복적으로 봄철마다 나타난다면 알레르기성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알레르기 결막염의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원인 물질에 대한 노출을 피하는 것이다. 꽃가루가 심한 날은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선글라스를 착용해 눈을 보호하는 것이 좋다. 귀가 후에는 즉시 세안하고, 안경이나 렌즈도 깨끗하게 소독해 재오염을 방지해야 한다. 실내에서는 공기청정기와 가습기를 함께 사용하면 꽃가루나 먼지로 인한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약물 치료도 필요하다. 증상이 경미할 경우에는 인공눈물이나 냉찜질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으나, 증상이 심해질 경우에는 항히스타민제 점안액이나 스테로이드계 안약을 사용할 수 있다. 단, 스테로이드 안약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반드시 안과 전문의의 처방과 관리 하에 사용해야 한다. 자가진단으로 약을 남용하거나 눈을 문지르는 행동은 각막 손상이나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즘은 어린이와 청소년층에서도 알레르기 결막염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대기오염, 기후 변화, 실내생활 증가 등 복합적인 환경 요인과 관련이 깊다. 특히 학업과 스마트폰 사용 등으로 눈의 피로도가 증가한 상황에서 알레르기까지 겹치면 만성 안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아이들의 경우도 증상이 나타날 시 빠르게 안과 진료를 받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알레르기 결막염은 일시적인 불편을 넘어 삶의 질과 직결된 질환이다. 단순한 눈 가려움이나 충혈로 넘기지 말고, 반복되는 증상이 있다면 조기에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봄의 불청객인 알레르기 질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평소 눈 건강에 대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오늘부터라도 실천 가능한 작은 습관 하나씩을 실천해보자. 깨끗한 세안, 청결한 손, 자외선 차단, 적절한 수분 공급은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든다.
눈은 평생을 함께할 중요한 기관이다. 봄날의 바람과 햇살을 마음껏 누리기 위해서는, 그만큼 눈에 대한 배려와 보호가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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