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이후의 그림자: 위기 직면한 산업군과 기업들의 생존 전략

 한때 '황금기'라 불리던 명품 플랫폼과 골프웨어 시장이 급격한 내리막을 걷고 있다. 팬데믹 시기 동안 급격히 성장하며 주목받았던 이들 산업은, 이제 거품이 꺼진 현실 앞에 직면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발란, 머스트잇, 트렌비 등 주요 명품 플랫폼들의 최근 2년간 실적을 들여다보면, 매출은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고, 영업손실은 2년 연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골프웨어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2023년부터 이어진 판매 부진과 과잉 경쟁으로 인해 업계 전반에 걸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단순한 소비 심리 위축을 넘어, 고정비 증가, 고금리, 환율 불안정 등 다양한 외부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회복의 실마리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은 패션 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건설, 외식, 물류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도 기업회생 신청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법원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2월 동안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회생 신청 건수는 19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5%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법인 회생 신청 건수는 1,094건으로, 이는 불과 2년 전과 비교해 거의 2배 가까운 수치다. 전문가들은 올해가 작년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기업 파산 역시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25년 1분기 동안 전국 법인의 파산 신청 건수는 453건에 달하며,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1월부터 3월까지 월별 파산 신청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는 불안감을 더욱 키운다. 과거에는 일부 산업군에 국한되던 파산과 회생 신청이 이제는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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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악화된 경영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들은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받고 있다. 고정비를 줄이는 것은 물론, 재고 관리를 강화하고,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 있는 유연한 사업 구조를 갖추는 것이 필수가 되고 있다. 특히 명품 플랫폼처럼 특정 시장 트렌드에 지나치게 의존한 비즈니스 모델은 리스크 분산 전략을 새롭게 짜야만 한다.

골프웨어 업계 또한 마케팅 전략을 재정비하고, 매출 다변화를 꾀하는 시도가 절실해졌다. 기존의 단일 소비층에만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일상 스포츠웨어 시장 등 인접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결국, 위기는 일부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체에 드리운 구조적 위험을 의미한다. 외부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 어느 누구도 안전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과거와 달리, 단순한 경기 회복만을 기다리는 수동적 자세로는 살아남기 어렵다. 위기를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능력, 그리고 무엇보다 경영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냉정한 자성이야말로 지금 기업들에게 가장 절실한 과제가 되고 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진짜' 실력의 시험대가 바로 지금,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