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개 드는 가계대출, 정책은 속도를 맞추고 있는가
가계대출이 다시금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수개월간 잠잠했던 증가폭이 4월 들어 뚜렷이 커진 모양새다. 이는 단순한 계절적 흐름이라기보다는 정책과 시장 심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발생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한 주택 거래 증가와 함께 신용대출의 반등까지 더해지며, 금융시장의 불안정성과 가계부채의 위험 요소가 동시에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시가 일부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을 해제하면서 집값이 꿈틀댔고,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수요도 자연스레 늘어났다. 규제 해제를 틈타 거래를 성사시킨 수요가 뒤늦게 4월 대출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다시 꿈틀대는 부동산 투자 심리가 더해져 신용대출까지 가파르게 상승세를 타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데이터만 보더라도 주담대와 신용대출 모두 전월 대비 확대됐다. 이는 단순한 ‘반짝’ 수요가 아니라 구조적인 반등의 시작일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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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예고한 스트레스DSR 3단계 시행이 주목받고 있다. 스트레스DSR은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보다 보수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원리금 상환 부담을 산정할 때 일정한 수준의 스트레스 금리를 더해 계산함으로써, 실제보다 더 엄격한 조건을 가정해 대출 한도를 제한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으나, 과연 이 시점에서 충분히 실효성 있는 조치가 될지는 미지수다.
문제는 이 같은 규제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으로 따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의 반응이 빠르고 민감한 반면, 정책은 일정한 검토와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주택 거래와 같은 거시적 움직임은 단기 조치로 제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스트레스DSR 3단계의 세부안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수도권과 지방의 금리를 차등 적용하는 방안 정도가 논의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더욱이 최근 신용대출 증가에는 '빚내서 투자하는' 소위 '빚투' 심리가 다시 살아나는 조짐도 엿보인다. 주식, 코인, 부동산 등 자산 시장의 반등 기대감이 맞물리며 고위험 투자 수요가 대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가계부채의 수치가 증가했다는 문제가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의 리스크가 다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지금 필요한 것은 빠른 정책 대응과 함께, 보다 정교한 시장 분석이다. 단순히 대출을 틀어막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어떤 유형의 대출이 왜 증가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우선되어야 한다. 여기에 맞춘 정교한 규제 조합과 함께, 대출 수요를 비틀기보다는 안정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
가계부채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금융안정성과 직결되는 문제이며, 그 여파는 가계뿐 아니라 전반적인 경제 회복에도 그림자를 드리운다. 지금의 대출 증가세가 일시적 반등일지, 구조적 변화의 시작일지는 아직 단언하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정책은 보다 빠르게, 그리고 정밀하게 대응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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