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웨어 시장, 브랜드 간 ‘희비 교차’…체질 개선 없인 생존도 위태

 국내 골프웨어 시장이 예년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상위권 브랜드 간 순위 변화는 물론, 점포별 매출 편차도 커지며 ‘강자’의 자리가 더 이상 고정적이지 않다는 점을 드러냈다. 특히 일부 브랜드는 전체 유통 시장에서 뚜렷한 신장세를 보였지만, 다른 브랜드들은 지역에 따라 30% 이상 하락세를 보이며 실적의 양극화를 체감하고 있다.



최근 1분기 기준 주요 백화점 유통 실적을 종합해보면, 전통적 강자였던 ‘PXG’가 여러 지점에서 부진을 겪으면서 점유율이 흔들리는 가운데, ‘던롭’, ‘제이린드버그’, ‘마크앤로나’ 등은 특정 지역에서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던롭’이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에서 전년 대비 20.7%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5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단일 브랜드가 지방 점포에서 이처럼 큰 폭으로 신장한 사례는 드문 일로, 던롭의 제품 라인업 확대와 젊은층 타깃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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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앤로나’ 역시 롯데 부산본점에서 48.1% 신장하며 3억8,800만 원의 매출로 단일 점포 기준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그간 하이엔드 골프웨어로 인식됐던 브랜드 이미지에 ‘프리미엄 실용성’을 더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특히 마크앤로나는 최근 국내 시장에서 리뉴얼을 단행하며 여성 고객군 확보에 집중하고 있어 중장기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PXG’, ‘말본골프’, ‘지포어’와 같은 브랜드는 거의 모든 점포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PXG는 신세계 대구점에서 -35.8%, 광주점에서도 -35%로 고전했고, 말본골프는 최고 -37.3%까지 실적이 떨어졌다. 이들 브랜드는 한때 골프웨어의 프리미엄화 바람을 이끌었지만, 고가 전략과 차별성 없는 컬렉션 구성, 트렌드 피로도가 겹치며 매출이 빠르게 식고 있다.


지역별로도 흥미로운 흐름이 관찰된다. 센텀시티점과 대구점 모두 전반적인 역신장을 겪었지만, 일부 브랜드는 극적인 선방을 보여줬다. 예를 들어 ‘어뉴골프’는 대구점에서 무려 63.7% 신장을 보이며 이례적인 반등을 기록했다. 이는 리브랜딩 이후 젊은 골퍼를 겨냥한 콘텐츠 마케팅과 SNS 활용도가 높아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나이키골프’의 부진이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전통적으로 중위권 이상의 매출을 유지하던 나이키골프는 대구점에서 -40.3%까지 하락하며 존재감을 잃었다. 이는 기능성보다는 패션성과 브랜드 네임에 의존해온 기존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현재 골프웨어 시장은 기능성 중심의 실용 브랜드와 MZ세대를 겨냥한 감성 기반 브랜드, 그리고 전통적 럭셔리 브랜드 간의 삼자 구도 경쟁으로 흘러가고 있다. 하지만 가격 대비 효용성과 시즌별 제품 다양성, 소비자 맞춤형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미흡한 브랜드는 이 경쟁에서 점점 밀리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단순히 ‘어디 브랜드를 입느냐’가 브랜드 선택의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소비자가 브랜드를 통해 어떤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며 “체험형 콘텐츠와 함께 명확한 브랜드 세계관을 구축하지 못하면, 단기 실적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적만 보면 브랜드 간 순위 변동이 일시적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소비자 기대치 변화와 트렌드 흐름의 단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결국 골프웨어 브랜드가 생존하기 위해선 단기 매출 경쟁을 넘어 장기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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