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급감에 얼어붙은 서울 아파트 시장, 회복은 언제쯤?

 서울 아파트 시장이 다시 냉각기에 들어섰다. 잠시 반짝였던 거래량은 다시 바닥을 향하고 있으며, 매매뿐 아니라 전세·월세 시장까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정책적 요인과 더불어 대내외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주택 시장의 활기는 자취를 감췄다.

최근 들어 서울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는 극명하게 달라졌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의 확대 및 재지정 조치가 결정적인 변곡점이 되었다. 이 조치는 투자 수요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면서 시장 전반에 경계심을 높였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던 매매 거래는 순식간에 급감했고, 전세와 월세 시장 역시 동반 침체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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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가 줄어드는 배경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기조가 수요 억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주택담보대출의 총량 규제가 강화된 이후, 실수요자조차도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겹치면서 이자 부담이 늘어나자 매수심리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또한 정치적 불확실성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대통령 선거를 전후로 부동산 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는 점이 시장 참여자들의 관망세를 키웠다. 정책의 변화가 예고되는 시점에는 통상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거래를 미루는 경향이 크다. 이러한 대기 수요의 증가가 곧 거래 급감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한편, 매물은 늘고 있으나 실질적인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현상도 뚜렷하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호가만 높은 상태에서 실거래는 거의 없는 '거래 절벽'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집주인들은 과거 신고가를 기준으로 높은 가격을 고수하고 있지만, 매수자들은 금리 부담과 정책 불확실성을 이유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전세 시장도 마찬가지다. 전세자금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으로 인해 세입자들은 월세로 눈을 돌리고 있으나, 월세 시장도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 이는 다가오는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시점과 맞물리며 또 한 번의 불안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의 관건은 정부의 정책 방향과 금융시장 안정 여부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나 대출 규제 완화 등의 조치가 단기간에 거래를 자극할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금리 안정과 정책 일관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단기적 반등보다는 중장기적 신뢰 회복이 우선돼야 시장은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수개월간 서울 아파트 시장의 거래량이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규제와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환경에서는 섣불리 매수·매도를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기 위해선 실수요자들이 안심하고 움직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서울 부동산 시장은 지금 숨을 고르고 있다. 정책과 시장의 균형이 다시 맞춰질 그날까지, ‘기다림’이 주요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