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위기 돌파, ‘실질적 지원’ 중심의 산업 생태계 재편 필요

 게임업계는 지금, 겉으로는 활발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여러 겹의 위기를 겪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흐름과 글로벌 경쟁 심화, 인재 이탈 현상은 물론이고, 각종 규제와 정책의 모순적 적용까지 더해지며 중소 게임사는 물론 메이저 기업조차 방향을 잃은 듯한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한 성장을 넘어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 왔다.



최근 수면 위로 떠오른 포괄임금제와 비포괄임금제 논의는 단순히 임금 체계의 문제가 아니다. 근무 환경과 고용 안정성, 나아가 업계 전반의 신뢰와 연결된 문제다. 실태 조사에 따르면 아직도 상당수의 게임업체가 포괄임금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소규모 기업에서는 그 비율이 압도적이다. 이는 장시간 노동을 당연시하게 만들며, 결국 우수 인재들의 외부 유출을 가속화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런 구조 속에서 노동조합의 존재는 업계 내 새로운 변화의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노동조합이 설립된 회사들은 하나둘씩 포괄임금제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그 흐름은 점차 확산되는 모양새다. 단지 제도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근무자 중심의 업무 문화로 나아가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 신뢰도 제고와 인재 확보의 열쇠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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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게임산업협회의 역할도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단순히 업계를 대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조영기 협회장이 강조한 ‘데이터베이스 기반 실무 지원’ 전략은 그 시작으로 평가된다. 인재풀 확보를 원하는 중견기업, 파트너사를 찾는 스타트업, 글로벌 확장을 노리는 기업들 각각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구체적 정보 제공이 핵심이다.


이는 단순한 취업 정보 DB가 아니다. 채용을 희망하는 기업에 인재를 연결하는 동시에, 작은 기업들이 자금이나 기술력의 한계를 넘을 수 있도록 산업 전반의 연결망을 촘촘히 짜는 구조다.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협력할 수 있는 해외 파트너 정보까지 포함된다면, 국내 게임 산업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생태계 연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협회 운영 방식처럼 단기성과 위주의 수치적 목표에만 매달린다면, 업계의 신뢰를 얻기는 어렵다. 특히 최근 에픽게임즈, 한국MS 등 굵직한 회원사의 이탈은, 협회가 실질적 역할을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협회가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야 할 때다.


게임은 콘텐츠 산업인 동시에 기술 기반 산업이며, 나아가 글로벌 문화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이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선 산업 전체가 서로 돕고 키워주는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 포괄임금제처럼 낡은 구조는 과감히 벗고, 실효성 있는 인프라를 마련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통하는 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지금의 위기를 진단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려는 노력이 시작됐다. 남은 과제는 그 실천력과 지속 가능성이다. 보여주기식이 아닌, 업계 구성원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 협회, 기업,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유기적 네트워크 구축만이 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진짜 해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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